한국경제포럼
압축산업화 이후 한국경제: 과제와 개혁 기조
박재완(성균관대)발행년도 2017102
초록
한국경제는 압축산업화와 활발한 계층 이동을 함께 이루면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 다. 이처럼 성공을 거둔 요인은 인적자원과 국정 운영의 두 가지로 집약된다. 산업 화에 적합한 표준인력이 비약적으로 확충됐고, 정치에 의한 정책 오염을 최소화하 면서 한정된 자원을 선택적으로 배분한 전략이 주효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고 대물림이 심화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기존의 성공방정식 이었던 인적자원과 국정 운영이 걸림돌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구배 당’이 사라지고 인적역량마저 낙후되는 추세다. 개발독재시대의 ‘큰 정부’ 유산은 선 진경제의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고, 정치 우위 현상마저 가속화되면서 정책 왜곡이 심화됐다. 또한 압축성장시대의 낡은 제도․규범과 일하는 방식은 갱신이 지체되고 있다. 기득권 재편을 설득하고 연착륙을 이끌 리더십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인적자원의 양과 질을 확충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친화적인 경제로 전환하는 경제자유화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생산성 향상은 성장과 분배를 함께 개선하는 지름길이다. 그러자면 과감하고 꾸준한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 제한된 가 용인력이라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일하는 복지’의 확립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교 육개혁과 노동개혁 등에도 역점을 두어 인적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민간의 자 율․창의․다양성을 진작하고 ‘관치경제’ 관행과 결별해야 한다. 정부 규제와 지원을 차단․축소하고 공공부문의 규모와 역할을 줄여야 한다. 구조개혁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개혁의 당위성과 방향을 깨 닫고 설파하며 공론을 이끄는 ‘창도’ 리더십이다. 둘째, 개혁의 전략과 실행계획, 경 로와 일정이 정교해야 한다. 개발시대와 달리 이젠 ‘Pareto 개선’의 여지가 소진되어 개혁의 동력을 이어가기가 무척 어렵다. 따라서 구조개혁의 비전과 콘텐츠 못지않 게 ‘창도’ 리더십과 ‘변화관리’에 관한 ‘경세술’(經世術)도 천착해야 한다.